【엑스포 리포트】 ‘생명의 미래’ 파빌리온에서 생각한 ‘모호함을 선택하는 자유’라는 희망
2026.10.06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주목 파빌리온 ‘생명의 미래’를 찾았을 때,
저는 기술과 생명의 앞날에 대해 감각으로 받아들인 것이 있었습니다.
이 체험을 통해 떠올린 것은,
매일 제가 운영하는 바의 카운터에서 오가는, 말이 되지 않는 시간의 기억이었습니다.
누군가와 보낸 밤의 또렷한 대화는 기억나지 않아도,
그 공기와 온도만이 문득 되살아날 때가 있다.
그것이야말로 ‘모호하기에 깊이 남는 것’의 힘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체험기에서는 전시 공간에서 얻은 깨달음과,
‘기록하지 않는 자유’, ‘모호한 채로 남기는 가치’, 그리고 바라는 공간이 지닌 역할에 대해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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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미래’ 파빌리온이란?|기술이 생명에 닿을 때
이 파빌리온은 로봇 연구자 이시구로 히로시 씨가 감수했습니다.
과학 기술이 생명과 어떻게 관계하고,
우리에게 무엇을 묻는가를 주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시구로 씨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람은 스스로 미래를 디자인하고, 살고 싶은 생명을 살 수 있다”
기술의 진보는 ‘선택할 수 있다는 자유’를 우리에게 돌려주는 존재라고 느꼈습니다.
【체험기】 물에 감싸이는 듯한 고요한 질문
전시는 소리가 아니라 촉감 같은 내레이션이 골전도로 전해지는 구조.
고요한 물의 흐름에 감싸이듯 나아가는 공간에는 조몬 토우와 불상, 인형들이 등장합니다.
사람은 예로부터 ‘생명에 형태를 부여하는’ 시도를 계속해 왔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도입부.
이윽고 무대는 미래로 옮겨 가, 2075년을 사는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가 그려집니다.
테크놀로지에 지탱되며 평온하게 사는 두 사람.
하지만 손녀의 부상, 할머니의 병이라는 국면에서 생명의 선택이 조용히 제시됩니다.
“기억을 안드로이드에 옮겨 계속 살 것인가”
“수명을 다할 것인가”
할머니는 ‘옮기지 않는다’는 선택을 하고, 아무도 그것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 침묵이야말로 생명의 무게를 말 이상으로 전해 오는 순간이었습니다.
눈물이 차오를 만큼 깊은 여운이 마음에 남습니다.
……인가 했더니, 모호함을 남기는 빼어난 결말
이야기는 ‘할머니는 인간으로서 생을 마쳤겠지’라고 관객이 생각하게 한 채 막을 내립니다.
……그런데 다음 전시 구역에서 예상치 못한 광경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피아노를 치는 할머니인 듯한 존재.
그것은 안드로이드인지, 기억만 옮긴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지──
답은 제시되지 않고,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맡겨져 있습니다.
이 모호함이야말로 우리에게 자유로운 해석과 상상을 허락하는 여백이 되고 있습니다.
1000년 후의 생명의 형태──’선택할 수 있는 모습’으로 사는 존재
마지막 전시에서는 다리 대신 꽃 같은 구조를 지닌 안드로이드가 떠다니듯 나타납니다.
기술이 진화해 모습도, 존재 방식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미래.
하지만 그 미래는 단순한 만능이 아니라, 우리에게 질문을 던져 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
“무엇을 일부러 남기지 않을 것인가”
【고찰】 할 수 있는 것보다, 선택하지 않는 것에 희망이 깃든다
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나는 시대이기에 더욱 ‘일부러 하지 않는다’는 선택이 의미를 갖는다.
기억을 전부 기록할 수도 있지만, 일부러 모호한 채로 두기를 선택하는 자유.
그것은 인간의 근원적인 여백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 아닐까요.
【바라는 공간의 역할】 기록에 남지 않는 밤이, 인생에 남는 밤이 된다
저는 이 전시를 보면서 바라는 공간이 맡고 있는 역할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바는 기록에 남는 곳이 아니다.
SNS에는 그 자리의 사진이나 일이 남지만, 정말 마음에 남는 것은 누구와도 공유되지 않은 채 가슴속 깊이 살며시 가라앉아 가는 감촉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말이 되지 않는 시간과 문득 느낀 온도의 기억이 분명히 숨 쉬고 있습니다.
“히로시마에서의 그날 밤, 왠지 잊히지 않아”
그런 모호하고 따뜻한 기억이 인생 속에 살며시 남아 준다면──
그것이야말로 제가 이곳에서 해내고 싶은 역할인지도 모릅니다.
【정리】 기술이 진화했기에 더욱 ‘모호함’을 다시 한번 골라 잡는다는 것
저는 기술의 진보에 매우 긍정적입니다.
실제로 제 일에도 이른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왔습니다.
AI와 로봇, 디지털 도구가 가져다주는 미래에 진심으로 희망을 느낍니다.
저에게 최근의 기술 혁신은 많은 가능성과 선택지를 주었습니다.
그렇기에 선택할 수 있는 시대인 지금,
저는 일부러 모호함을 소중히 하는 미래를 믿고 싶습니다.
모든 것이 명확하게 가시화되고, 기록되고, 효율화되어 가는 가운데──
말이 되지 못한 기억, 설명할 수 없는 감정,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은 감각이
오히려 살아 있는 것으로 깊이 남을 때가 있다.
그것은 기술이 진화했기에 다시 골라 잡을 수 있게 된 아름다움.
‘아날로그라서 좋다’가 아니라,
‘디지털 너머에, 그래도 여전히 고르고 싶어지는 가치가 있다’는 것.
선택지가 늘어난 현대에, 그래도 선택한다는 의지야말로
정말 소중히 하고 싶은 가치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가치가 숨 쉬는 곳이야말로
바라는 공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록에는 남지 않지만, 왠지 마음에 남는다.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지만, 분명히 있었다고 느낄 수 있는 밤.
그것을 믿을 수 있는 미래에, 저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만남은 필연. Rum&Whisky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000년 후 미래의 향을 사 왔습니다.
무려 4000엔. 아무도 사지 않았으니 좀처럼 만나기 어려울 거예요(웃음)
(게재 당시) 관심 있는 분은 말씀해 주세요.
🔗 온라인 숍: https://shop.little-happiness.jp/
【이 글을 쓴 사람】
다니모토 미카(谷本美香 / Mika Tanimoto)
주식회사 Little.m 대표 / 오너 바텐더
2006년부터 히로시마 나가레카와에서 위스키와 럼 전문 바 「Bar Little Happines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 국내외의 증류소를 찾아가 만든 이들의 이야기를 칼럼으로 쓰고 있습니다. 히로시마시 우수기능자.
「위스키도 럼도, 만든 이의 마음에 닿을 때 더 맛있어집니다.」
【가게 정보】📍 Bar Little Happiness
히로시마시 나카구 나가레카와초 5-14 Rolling나가레카와 1F
월~토 19:00~24:30 / 일 19:00~24:00 (증류소 방문 등 여행 중에는 휴무)
테이블 차지 없음 · 예약 불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