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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편] 조직화를, 내려놓았다

2026.10.06
An overcast sky over Islay, for an essay on choosing not to grow a business

―― 이상을 품고, 짊어지고, 그리고 내려놓기까지 ――

히로시마 나가레카와초에서 위스키와 럼 전문 바 “Bar Little Happiness(리틀 해피니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06년, 22살에 창업했습니다.

젊은 시절, 저는 진심으로 “업계의 구조를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념에 공감해 주는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일하는 방식을 만들려고 계속 달리던 나날.
하지만 시간이 쌓여 갈수록, 어딘가에서 조금씩 닳아 가는 것이 있었습니다.
중편에서는 조직이라는 형태에 맡겼던 바람과, 그것을 조용히 내려놓기까지의 과정을 적었습니다.

예전에 저는 “바텐더를 사랑하고 뜻을 가진 사람이,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는 업계를 만든다”──그런 이상을 가슴에 품고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업계의 평가와 안정을 쌓아 가는 것이 저의 사명이었고, 제가 태어난 의미조차 거기서 찾고 있었습니다.


할 수 있는 한 환경을 갖추고, 열심히 하려는 마음에 보답하고 싶었지만, 그것을 갖추어 제공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고, 최대한 발돋움하며 부족한 부분을 필사적으로 메워 가는 나날이었습니다.

제가 목표로 한 것은 “착취당하지 않는 구조”.
젊음과 무지에 기대는 업계의 방식에 강한 위화감이 있었습니다.

서비스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로 설계되어 있어서, 기술이나 뜻을 전제로 하면 채용도 교육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누구나 할 수 있도록” 갖춤으로써 고용과 비즈니스가 성립합니다.
그것이 이 서비스업의 토대였습니다.

물론 그것을 넘어 뜻을 관철하는 사람도 많고, 혼자서 훌륭한 일을 하는 분들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일 뿐,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은 아니었습니다.

현실의 대부분은, 사람을 고용한다는 전제를 “누구나 할 수 있다” 쪽으로 맞춤으로써 겨우 성립하는 구조였습니다.

일하는 쪽도 “감사”라는 안도감 속에서, 구조의 본질을 모른 채 편입되어 갑니다.


어떤 의미에서 양쪽 모두에게 “윈윈”처럼 보이는 그 관계는, “고마워요”라는 말로 미래를 개척하는 힘을 조용히 빼앗아 갑니다.

본래 더 자부심을 가져도 될 일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왜소해지고,
비즈니스로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급여도 희망도 깎여 나갑니다.

저는 그 불건전함에서 눈을 돌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받아들이면, 예전에 제가 혐오했던 쪽과 같은 일을 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그것을 바꾸려면, “함께 이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누군가”의 존재가 꼭 필요했습니다.
저 혼자서는 구조를 바꿀 수 없었습니다.

“만나기만 하면 할 수 있다” “키우면 어떻게든 된다”──예전에는 그렇게 믿었습니다.
실제로 함께 걸어가 주려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거듭하면서, 그것을 “전제”로 삼는 순간 구조는 너무나 약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결국 그것은 아주 한정된 조건이 우연히 갖춰지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아무도 구할 수 없다.

그렇게 뼈저리게 느낀 것은, 무엇보다 저 자신이 닳아 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온도로,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하고 바라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

줄곧 갈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용 조건을 정비하고,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하면 할수록,


“함께 도전하는 동료”가 아니라 “일단 일해 보는 사람”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마치 “잠시 멈춰 쉬는 곳”처럼 받아들여져,
자기 인생의 “다음”으로 향하기 전까지의 일시적인 선택지로 선택되고 마는 것입니다.

물론 누구에게도 악의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여기서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는 의지보다,
“잘 갖춰진 곳을 능숙하게 활용한다”는 온도가 감돌고 있었습니다.

제가 바랐던 것은, 설령 “잠시 머무는” 것이라 해도,
같은 목적지를 향해 함께 땀 흘리는 관계였습니다.

그렇기에 그런 “만남”을 전제로 시스템을 쌓는 것 자체가
이미 위태로움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달았습니다.

이상을 좇으면서도,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계속 깎아 내는 구조와 관계──저는 그 한계를 조용히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누군가 한 사람의 책임이 아닙니다.
모두 각자 성실했고, 저도 누군가를 탓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돌아보면 그것은 17년이라는 긴 시간을 들여, 몇 번이고 도전하고 형태를 바꾸며 이어 온 노력이었습니다.

이대로라면, “계속하는 것”이 “계속 견디는 것”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저는 방식을 조금 바꾸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무엇을 이루고 싶었고, 누구와 마주하고 싶었는가.

조직화라는 꿈을 내려놓는 것은, 솔직히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성껏 쌓아 온 것을 한 번 내려놓더라도,
이곳에서 그리고 싶었던 세계를 제 손으로 지키고 싶었습니다.

이상을 버린 것이 아닙니다.
“형태를 바꾸어 지킨다”는 선택이었습니다.

업계의 상식에 기대면, 비즈니스로서는 성립했습니다.


확장 노선으로 나아갔다면, 그럴듯한 성공의 모습도 그릴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제가 바꾸고 싶었던 구조를 제 손으로 재생산하게 됩니다.

이상과, 현실로 이어지는 미래 사이의 어긋남을 받아들였을 때,
저는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정의가 납득하는 것“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그 선택은 괴로웠고, 분했습니다.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할 거라고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에게, 피해 갈 수 없는 통과점이었습니다.

*돌아보면, 그 시간 속에서 저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함께 시간을 보내 준 모든 분께, 지금도 감사하는 마음은 변함없습니다.


예전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며 제가 다다른 “지금”의 감각에 대해,
조금 더 이어서 적었습니다.


▶︎

*사진은 처음 아일라섬을 찾았을 때 찍은 것입니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 사람은 반드시 확신에 차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스스로 걸어 나갈 수밖에 없었던 그 여행의 하늘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고른다”는 것의 무게와, 그래도 골라 간다는 각오는, 이런 흐린 하늘과 닮아 있는지도 모릅니다.


🔗 온라인 숍: https://shop.little-happiness.jp/

【이 글을 쓴 사람】

다니모토 미카(谷本美香 / Mika Tanimoto)
주식회사 Little.m 대표 / 오너 바텐더

2006년부터 히로시마 나가레카와에서 위스키와 럼 전문 바 「Bar Little Happines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 국내외의 증류소를 찾아가 만든 이들의 이야기를 칼럼으로 쓰고 있습니다. 히로시마시 우수기능자.

「위스키도 럼도, 만든 이의 마음에 닿을 때 더 맛있어집니다.」

【가게 정보】📍 Bar Little Happiness

히로시마시 나카구 나가레카와초 5-14 Rolling나가레카와 1F
월~토 19:00~24:30 / 일 19:00~24:00 (증류소 방문 등 여행 중에는 휴무)
테이블 차지 없음 · 예약 불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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