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의 네시가 이어 주는 스코틀랜드와 피트 이야기
2026.10.06
“뱀의 해라서인가요?”
카운터 한쪽에 앉아 있는 ‘이 아이’를 보고, 올해는 정말 많은 손님들께서 말을 걸어 주셨습니다.

2025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띠의 바통 터치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 아이의 고향은 머나먼 스코틀랜드의 ‘네스호(Loch Ness)’랍니다.
몇 년 전, 위스키의 성지를 순례하는 여행 도중에 들른 ‘네스호 박물관’.
그곳에서 첫눈에 반해 데려온, 저에게는 소중한 여행 기억의 한 조각입니다.
■ 과학과 로망이 교차하는 곳
2018년 10월에 방문한 그 박물관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진지하게’ 네시와 마주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관내에는 과거에 이루어진 대규모 소나 탐사 결과, 수질 데이터, 목격 증언의 검증 등이 담담하면서도 치밀하게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저 전설’로 정리해 버리지 않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열정과, 어딘가 성실한 검증의 자세가 무척 인상에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압도되었던 것은 함께 있는 숍의 광경.
선반을 가득 메우듯 네시 인형이 그야말로 ‘산더미’처럼 쌓여 팔리고 있었습니다.
크기도 표정도 제각각인 네시들에게 둘러싸여 어떤 아이를 데려갈까…… 고민했던 것도 지금은 좋은 추억입니다.
■ 피트로 물든 ‘새까만 호수’
실제로 본 네스호의 물은 놀랄 만큼 ‘새까맸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상징인 피트(이탄) 층을, 주변 산들에서 흘러드는 빗물이 듬뿍 통과해 오기 때문에, 호수의 물은 진한 홍차나 숙성이 진행된 위스키 같은 깊은 호박색을 띠고 있습니다.
피트 성분이 너무 진해서, 수면에서 몇 미터만 잠수해도 그곳은 이미 빛이 닿지 않는 시야 제로의 어둠.
‘이 깊은 피트의 바닥이라면, 정말 무언가가 숨어 있을지도 몰라……’
그렇게 사람들의 상상을 자극하는 네스호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는, 어딘가 수십 년 동안 고요 속에서 변화를 기다리는 위스키의 숙성과도 닮은 것 같습니다.

■ 여행의 기억을 카운터에 올려놓고
마침 2025년의 띠인 ‘뱀’의 길한 장식품 같은 얼굴을 하고 앉아 있지만, 그 정체는 스코틀랜드의 전설 속 생물.
리토하피의 카운터에서 손님들과 호박색 액체를 지켜봐 주는 작은 수호신 같은 존재입니다.
이 아이에게 눈을 돌릴 때마다, 제 머릿속에는 그 피트색으로 물든 호수면과 스코틀랜드의 서늘한 바람이 선명하게 되살아납니다.

2025년도 이제 손꼽을 만큼 남았습니다.
오늘 밤도 먼 이국 스코틀랜드의 풍경을 떠올리며, 여러분과 함께할 조용한 호박색의 시간을 준비해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만남은 필연. Rum&Whisky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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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사람】
다니모토 미카(谷本美香 / Mika Tanimoto)
주식회사 Little.m 대표 / 오너 바텐더
2006년부터 히로시마 나가레카와에서 위스키와 럼 전문 바 「Bar Little Happines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 국내외의 증류소를 찾아가 만든 이들의 이야기를 칼럼으로 쓰고 있습니다. 히로시마시 우수기능자.
「위스키도 럼도, 만든 이의 마음에 닿을 때 더 맛있어집니다.」
【가게 정보】📍 Bar Little Happiness
히로시마시 나카구 나가레카와초 5-14 Rolling나가레카와 1F
월~토 19:00~24:30 / 일 19:00~24:00 (증류소 방문 등 여행 중에는 휴무)
테이블 차지 없음 · 예약 불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