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끝의 곳간에서, 럼은 테루아가 된다|보소 오이구라 증류소를 찾아서
2026.11.05
이 글의 요점
- 아그리콜은 사탕수수 즙을 그대로 발효시키는 럼입니다. 즙은 보관할 수 없기 때문에 밭과 증류소가 떨어져 있으면 만들 수 없습니다. 미나미보소의 해안은 구로시오 해류의 영향으로 서리가 내리지 않아, 간토 지방 최고의 사탕수수 적지입니다.
- 이 밭의 사탕수수로 만든 아그리콜은 IWSC 2024에서 일본 메이커의 럼으로는 처음으로 골드를 받았습니다. 발효는 땅의 상재균으로 시작해 마지막에 효모에게 넘기는 2단계로, 천천히 진행합니다.
- 아오키 씨가 가장 어렵다고 말하는 것은 오크통 숙성입니다. 아그리콜에 버번 배럴을 맞추면 단조로워진다고 합니다. 150년 된 고택의 곳간에서 천천히 숙성하고 있습니다.
아쿠아라인이 사고로 정체되어 있었습니다.
창밖의 바다를 바라보며, 그러고 보니 지바에 이렇게 오래 있는 건 처음이네, 하고 생각했습니다.
기사라즈의 아웃렛을 지나고, 코스트코 간판을 지나자 건물이 점점 줄어듭니다.
기미쓰를 넘어설 무렵부터 풍경이 본격적으로 산이 되었습니다.
미나미보소시 지쿠라마치. 종점에서 다시 30분 정도, 양쪽에서 나무가 덮쳐 오는 듯한 좁은 산길을 올라가면, 그 끝에 노란 간판이 서 있습니다.
「보소 오이구라 증류소」
훌륭한 나가야몬이 있는, 150년 된 고택이었습니다. 바로 뒤가 산입니다.
문에 노란 노렌이 걸려 있습니다.
크게, 한 글자.
처음 보는 한자였습니다. 술 주(酉) 변에 기장 서(黍). 럼을 위해 만든 글자라고 합니다.

차에서 내리자 산 냄새가 났습니다.
벌레 소리와 어딘가 멀리서 우는 새소리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현관 앞 매트 위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늘어져 있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세계적인 상을 받은 럼이 만들어지고 있다.

도착해서 처음 나온 것은 콜라였습니다
안내받은 방에서 아오키 씨는 먼저 노트북을 열고 라벨 표기를 수정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끝나자 이번에는 젊은 스태프를 불러, 막 완성된 리큐르의 맛을 보기 시작합니다.
럼 베이스의 콜라였습니다.
「달지 않은 럼 콕을 만든다는 테마로」
얼음을 하나씩 넣은 잔에 따라, 다 같이 한 모금씩 마십니다. 바닐라가 아직 도드라진다.
떫은 느낌이 조금 남아 있다. 오렌지가 약하다. 시나몬도 전보다 약한 것 같다.
「그래도 시나몬을 너무 내면 시나몬이 돼 버리나」
「그게 문제죠」
어느 것도 튀지 않고, 전체적으로 은은하게 콜라가 되면 된다. 그런 결론으로 그 자리는 정리되었습니다.
저도 한 잔 받았는데, 엄청 맛있었습니다.
증류소에 도착한 지 5분 만에 이렇습니다.
인사도 대충 하고 맛을 보여 주고, 망설이는 부분도 자화자찬하는 부분도 전부 그대로 보여 줍니다. 아오키 씨에게는 아마 감춘다는 발상 자체가 없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리가 내리지 않는 땅
애초에 왜 보소에서 럼일까요.
미나미보소의 해안가는 앞바다를 흐르는 구로시오 해류의 영향으로 한겨울에도 서리가 내리지 않습니다.

무상(無霜) 지대라고 불리는 이 일대는 간토 지방 최고의 사탕수수 재배 적지입니다.
아오키 씨와 동료들의 밭은 이제 2헥타르가 넘을 만큼 넓어졌습니다.
농약도 화학비료도 쓰지 않는 독자적인 자연 재배에 「보소 환경 활용 농법」이라는 이름까지 붙여, 럼 전용 사탕수수를 키우고 있습니다.
럼을 만들기만 한다면 밭은 필요 없습니다.
제당의 부산물인 몰라세스를 사 오면 만들 수 있습니다. 세계 럼의 90%는 그 방법입니다.
그런데도 밭에서 시작한 것은, 아그리콜을 만들기로 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그리콜은 수확한 사탕수수의 즙을 그대로 발효시키는 제법입니다.
세계 럼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즙은 짠 순간부터 변하기 시작합니다. 보관할 수가 없습니다.
즉, 밭과 증류소가 떨어져 있으면 성립하지 않는 것입니다.
산지가 맛을 정하는 게 아니라, 그 땅에 있지 않으면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여기가 와인 세계에서 말하는 테루아와 조금 다른 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선택이 아니라 전제인 것입니다.
아그리콜의 본고장,마르티니크의 라 모니를 찾았을 때의,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사탕수수밭이 떠올랐습니다. 카리브의 섬과 같은 일을 보소의 산속에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밭의 사탕수수로 만든 아그리콜은 영국 IWSC 2024에서 일본 메이커의 럼으로는 처음으로 골드를 받았습니다.
싱글벙글 웃으면서, 하고 있는 일은 그런 것입니다.

「미생물의 이야기를 만든다」
발효조는 작은 탱크가 늘어서 있을 뿐입니다. F-01, F-02라고 하나씩 번호가 붙어 있었습니다.
그 발효를 서두르지 않습니다.
「되도록 자연 발효. 상재균으로 먼저 효모를 일으키고, 마지막에 사카로로 가져가요」
사카로란 알코올 발효의 주역이 되는 효모를 말합니다.
즉, 처음부터 주역을 투입하는 게 아니라, 이 땅에 원래 있는 균이 먼저 일하게 하고 그다음에 넘기는 것. 2단계인 것입니다.
아그리콜은 빠르면 2~3일 만에 발효가 끝나 버린다고 합니다.
처음부터 주역을 넣어 단숨에 돌리면 빠릅니다. 하지만 그러면 향이 나오지 않습니다.
「얼마나 천천히 발효시켜서, 미생물의 이야기를 만드느냐」
늘 쓰쓰이 씨와 그렇게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승부는 거기라고, 아오키 씨는 알려 주었습니다.

승부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싱글벙글하며 노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대충 하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
이 낙차에 저는 몇 번이나 소름이 돋았습니다.
다 짜낸 사탕수수 섬유인 버개스도 여기서는 버리지 않습니다.
밭의 퇴비가 되고, 지역 낙농가에 사료로 건네고 대신 퇴비를 받고, 증류용 장작 보일러의 연료도 됩니다.
그리고 만들기 자체에 쓰는 방법도 찾아냈습니다.
그 제법은 특허와 관련된 이야기라서 여기에는 쓰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것도 결국은 땅의 이야기입니다. 이 밭 사탕수수의 짜고 남은 찌꺼기가 아니면 성립하지 않는 순환이니까요.

곳간이 멋졌습니다
그리고 숙성고로 안내받았습니다.
부지 안의 오래된 곳간입니다.
입구가 작습니다.
두꺼운 회반죽 벽에, 사람 한 명이 몸을 굽혀 지나갈 정도의 네모난 구멍이 나 있을 뿐입니다.
돌계단 두 단을 올라가, 고개를 숙이고 들어갑니다. 밖에서 들여다보니 알전구 아래 오크통이 쌓여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몸을 굽혀 들어간 순간, 바깥 더위가 거짓말처럼 서늘한 공기에 감싸였습니다.
그리고 오크통 냄새. 달고, 축축하고, 조금 곰팡이 핀 듯한 그 냄새입니다.
불빛은 알전구뿐.
숙성고에 들어간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꼭 끝까지 재생해 보세요
바닥은 흙 그대로입니다.
거기에 침목을 걸쳐 오크통을 직접 눕혀 두었습니다.
더니지(Dunnage) 방식이라고 불리는, 가장 오래된 방법입니다.
온도 관리도 습도 관리도 없습니다. 곳간 자체가 그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크통마다 손으로 쓴 종이가 붙어 있었습니다. 통입 날짜. 원주 이름. 내용량. 알코올 도수.

높은 곳의 오크통을 보려면 나무 사다리를 씁니다.
거기에 올라가 위쪽 단의 오크통을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같은 규모면 이렇게 안 하면 힘들어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아오키 씨는 이 환경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최근에는 숙성고를 데이터로 관리하는 증류소도 늘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것대로 훌륭한 기술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어 말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숙성하는 곳과 완전 관리는 나누는 게 좋을지도 몰라요. 우연이 만들어 내는 그런 것도 있잖아요」
우연마저 자기편으로 만들고 있다.
저는 이 곳간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같은 것을 두 번 다시 만들 수 없는 곳이니까요.
그리고 돌과 돌 틈의 젖은 곳.

개구리 한 마리가 가만히 있었습니다.

오크통만이 밖에서 온다
그 곳간 안에서 아오키 씨가 몇 번이나 입에 올린 말이 있습니다.
「오크통 숙성이 가장 어렵다」
이유가 뜻밖이었습니다.
「위스키 이미지로 숙성을 시작했는데, 전혀 달라요」
위스키의 감각으로 시작했더니 전혀 통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그리콜에 버번 배럴을 맞추면 단조로워져 버린다.
직접 해 보고서야, 세계의 아그리콜이 코냑 캐스크를 쓰는 이유를 납득했다고 말씀해 주었습니다.
빗나갔다고 말하면서도, 그 얼굴은 분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음엔 어떻게 할지를 이미 생각하고 있는 얼굴입니다.
흙도, 균도, 짜고 남은 찌꺼기도, 이 땅의 것입니다.
오크통만이 밖에서 온다.

숙성고
셰리 PX 캐스크. STR.
아그리콜을 사탕수수 주스로 섞은 라타피아.
암부라나 캐스크. 사부로마루의 PTF 캐스크도 있었습니다.
자기네 에스테르가 살아 있는 오크통을 건네고, 대신 받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하이 에스테르 원주.
잔에 코를 가까이 댄 순간, 소리가 나왔습니다.
대단하다. 일본에서도 가능하구나.
이걸 자메이칸 럼이라고 내놓으면 아마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겁니다.
일본의 럼은 지금 막 재미있어지는 중입니다. 만드는 사람이 늘고, 생각이 늘고, 앞으로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 그 전체 모습은여기에서 지역별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 땅에 모든 걸 건 한 병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서리가 내리지 않는 땅에서 자란 사탕수수가 그 자리에서 짜이고, 그 땅의 균으로 발효되고, 이 오래된 곳간에서 잠들어, 이 향이 된다.
테루아라는 말이 멋지게 울렸습니다.

기억이 없습니다
그날 밤은 아오키 씨의 가게에서 마셨습니다.
아오키 씨와, 스태프분들과.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솔직히 말하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사진도 거의 찍지 않았습니다.
찍을 틈이 없을 만큼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정신을 차려 보니 한밤중이었습니다.

럼 이야기를 한 것 같기도 하고,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만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아마 후자가 훨씬 많았을 겁니다.
인생을 마음껏 즐기고, 매일을 재미있어하며, 「이런 게 만들어져 버렸어」라고 웃는 사람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멋대로의 상상이지만, 그 깊은 곳에는 누구보다 강한 투쟁심과 향상심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노는 것처럼 보여도, 이기러 가고 있다.
본인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곳간 안에서 몇 번이나 입에 올린 것은 이 한마디였습니다.
「오크통 숙성이 가장 어렵네요」
아직 가는 도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날 밤의 술이 그렇게 맛있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술은 테루아
밭의 흙도, 곳간의 공기도, 거기 사는 개구리도, 만드는 사람의 성격도, 전부 맛이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과 보낸 밤도.
앞으로 BOSO 럼을 마실 때마다, 저는 그 작은 입구를 지나간 순간의 냄새와, 기억이 희미한 그날 밤을 떠올릴 것 같습니다.
그 추억만큼, 이 술은 맛있어진다.
인생의 한 페이지가 되었습니다.
반드시 다시 만나러 가겠습니다.
아오키 씨, 멋진 시간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위스키도 럼도, 만든 이의 마음에 닿을 때 더 맛있어진다.
만남은 필연. Rum & Whisky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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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솥으로 럼을 만든다|보소 오이구라 증류소 아오키 다이세이 씨를 찾아서
이 증류소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대표 아오키 다이세이 씨의 이야기를 썼습니다.
【이 글을 쓴 사람】
다니모토 미카(谷本美香 / Mika Tanimoto)
주식회사 Little.m 대표 / 오너 바텐더
2006년부터 히로시마 나가레카와에서 위스키와 럼 전문 바 「Bar Little Happines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 국내외의 증류소를 찾아가 만든 이들의 이야기를 칼럼으로 쓰고 있습니다. 히로시마시 우수기능자.
「위스키도 럼도, 만든 이의 마음에 닿을 때 더 맛있어집니다.」
【가게 정보】📍 Bar Little Happiness
히로시마시 나카구 나가레카와초 5-14 Rolling나가레카와 1F
월~토 19:00~24:30 / 일 19:00~24:00 (증류소 방문 등 여행 중에는 휴무)
테이블 차지 없음 · 예약 불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