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형장 터의 위스키? 글렌 모레이의 섬뜩한 역사와 다정한 맛
2026.10.06
스페이사이드의 아름다운 도시, 엘긴.
그 교외에 아주 신기한 반전을 지닌 증류소가 있습니다.
그 이름은 글렌 모레이(Glen Moray).
‘가성비가 좋고, 크리미하며 화사한 프루티함’으로 평가받는 이 몰트의 이면에, 무시무시한 ‘죽음과 저주의 역사’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오늘은 실제로 현지를 방문한 체험담을 섞어 가며 글렌 모레이의 ‘어둠과 빛’의 역사를 소개합니다.

‘교수대 언덕’에 선 증류소
글렌 모레이 증류소가 서 있는 곳은 예전에 ‘갤로스 힐(Gallows Hill: 교수대 언덕)’이라 불렸습니다.
이름 그대로 16세기부터 17세기에 걸쳐 이곳은 도시의 처형장이었습니다.
특히 엘긴은 마녀재판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진 곳이기도 해서, 누명을 쓴 여성들이 무서운 재판 끝에 이곳에서 처형되었다는 슬픈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이야 주변이 한적한 주택가가 되었지만, 한때는 사형장이었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발견된 ‘7개의 두개골’
이 일화가 단순한 전설이 아니라는 것을 결정지은 사건이 있습니다.
1962년, 증류소의 제1 저장고(Warehouse No. 1)를 짓기 위해 땅을 파던 때의 일입니다. 작업자들이 파낸 것은 사람의 두개골이었습니다. 그 수는 무려 7개.
당시 유골은 다시 매장되기 전 한동안 부지 안에 보관되었다고 합니다.
당시의 엔지니어가 발견된 두개골을 가엾게 여겨, ‘지금의 엘긴 거리를 보여 주자’며 자기 차 대시보드에 올려놓고 시내를 한 바퀴 드라이브했다는 에피소드는 현지 관계자들 사이에서 지금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호러 같으면서도 어딘가 인간미가 느껴지는, 이 땅만의 일화입니다.




역사의 어둠과 다정한 맛의 반전
그런 곳에서 만들어지는 위스키가 만약 ‘무겁고 걸쭉한 맛’이었다면, 그건 그것대로 납득이 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글렌 모레이의 맛은 놀라울 만큼 프루티하고, 가볍고, 그리고 다정합니다.


(글렌 모레이 증류소에서 핸드필!)
역사를 떠올리며 한 잔
엘긴의 주택가에 조용히 자리한 글렌 모레이.
한때 이 땅에 있었던 무거운 역사와, 그것을 넘어 태어난 다정한 맛의 반전을 꼭 느껴 보세요.

📍Glen Moray Distillery, Elgin
만남은 필연. Rum&Whisky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온라인 숍: https://shop.little-happiness.jp/
【이 글을 쓴 사람】
다니모토 미카(谷本美香 / Mika Tanimoto)
주식회사 Little.m 대표 / 오너 바텐더
2006년부터 히로시마 나가레카와에서 위스키와 럼 전문 바 「Bar Little Happines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 국내외의 증류소를 찾아가 만든 이들의 이야기를 칼럼으로 쓰고 있습니다. 히로시마시 우수기능자.
「위스키도 럼도, 만든 이의 마음에 닿을 때 더 맛있어집니다.」
【가게 정보】📍 Bar Little Happiness
히로시마시 나카구 나가레카와초 5-14 Rolling나가레카와 1F
월~토 19:00~24:30 / 일 19:00~24:00 (증류소 방문 등 여행 중에는 휴무)
테이블 차지 없음 · 예약 불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