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뒤를 신경 쓰지 않고, 잔을 기울일 수 있다는 사치
2026.10.06
“등 뒤를 신경 쓰지 않고, 잔을 기울일 수 있다는 사치”
──Bar Little Happiness라는 공간에 담은, 작은 설계 이야기
“Bar Little Happiness는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그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저는 조용히 기뻐집니다.
이 “편안함”은 우연이 아니라,
공간을 만들 때 제가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 감각이었으니까요.
이 건물은 원래 약국이었습니다.
음식점에는 맞지 않는 구조였고, 수도도 주방도 제가 그리던 형태와는 정반대.
인테리어 비용도 들고, 아무리 생각해도 효율적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곳에 끌렸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등 뒤에 누군가가 있는 것”이 도무지 불편했습니다.
뒤에서 시선이 느껴지거나 인기척을 의식하게 되면,
생각이 흩어지고 왠지 불안한 기분이 듭니다.
사실 카운터 뒤에도 6석 정도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공간에 사람이 있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그래서 전부 없앴습니다.
그것이 손님에게도 “왠지 여기가 편안하다”고 느끼게 하는 무언가로 이어진다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카운터를 길게 잡고,
한 자리라도 더 늘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곳에는
일부러 “여백”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공간은, 수많은 위스키를 늘어놓은 선반이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앉을 자리를 만드는 대신,
이 공간의 주인공인 위스키와 럼들에게, 조용히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그 자리는 브랜드나 정보를 큰 소리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조용히 그곳에 “늘어서 있는” 것으로, 공기의 일부가 되어 있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와도,
말이 잠시 끊겨도,
그 침묵이 어색해지지 않는 거리감.
마주 보고 있지 않아도, 이어져 있을 수 있는 배치.
옆에 있어도, 혼자만의 시간도 허락되는 여백.
이 배치로 생겨난 공간이,
Bar Little Happiness에 와 주시는 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부드럽게 해 주고 있다면,
그것이 저에게 가장 기쁜 일일지도 모릅니다.
의자와 테이블의 배치 같은 건,
가게를 만드는 데 있어 작은 요소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이곳에서 어떻게 있을 수 있는가”를 정하는 소중한 설계였습니다.
그때 느꼈던 “이랬으면 좋겠다”는 감각은, 지금도 이 공간에 조용히 남아 있습니다.
이 설계의 배경과 다른 공간에 대해서도, 여기에 적어 두었습니다.
▶︎ 특집: 공간에 담긴 조용한 철학
🔗 온라인 숍: https://shop.little-happiness.jp/
【이 글을 쓴 사람】
다니모토 미카(谷本美香 / Mika Tanimoto)
주식회사 Little.m 대표 / 오너 바텐더
2006년부터 히로시마 나가레카와에서 위스키와 럼 전문 바 「Bar Little Happines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 국내외의 증류소를 찾아가 만든 이들의 이야기를 칼럼으로 쓰고 있습니다. 히로시마시 우수기능자.
「위스키도 럼도, 만든 이의 마음에 닿을 때 더 맛있어집니다.」
【가게 정보】📍 Bar Little Happiness
히로시마시 나카구 나가레카와초 5-14 Rolling나가레카와 1F
월~토 19:00~24:30 / 일 19:00~24:00 (증류소 방문 등 여행 중에는 휴무)
테이블 차지 없음 · 예약 불필요